창작동요캠프 후기

놀이패깍뚜기와 월곶생활문화센터가 함께하는 창작 동요 캠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 토요일 1박 2일 동안
#월곶생활문화센터와 함께하는 창작 동요 캠프가 열렸답니다!
김포 어린이들과 놀이패깍뚜기가 한 자리에 모였어요. 

각자의 특별함과 매력을 자랑하는 11명의 친구들!
우리는 과연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반가워, 친구들아!

‘내가 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며 도착한 문화센터에서 친구들을 맞이한 것은, 또래 아이들의 일상이 담긴, 톡톡 튀는 노랫말이었지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못생겨도 개성있어!”
“냠냠 쩝쩝 먹다 보니 사과 열 개 먹어본 사람, 이게 바로 사과쟁이다!”

줄곧 별 것 아니라 흘려버린 생각, 사소해서 지나친 단조로운 일상들도 노랫말이 되니 특별하게 들리는 마법이 시작된 거예요. 

평범한 내 일상이 가사로!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무엇을 노력하고, 뭘 할 때 재미를 느끼는 사람일까?

아, 나는 이런 걸 걱정하고, 저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이건 세상에서 나밖에 못하는 거야. 
나는 이런 나야!

우리는 자신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비밀친구에게 두런두런, 나의 비밀을 들려주듯 마음 속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냈지요.

한 재미있는 예를 들어볼까요?
‘사과쟁이’ 노래를 들은 형돈이는, 자신도 사과쟁이라고 소개했어요. 사과를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사과할만한 장난을 많이 치기 때문이래요. 선생님은 친구 좀 그만 괴롭히라고 말하지만, 자신은  ‘한 대 때리고, 두 대를 맞은 뒤에야 비로소 사과하는’ 진정한 사과쟁이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나요. 

반면 매사 차분하고 조용한 윤지는 부끄럼쟁이래요. 
회장 선거 때 단상 위에 올라갔는데, 떨리고 손에 땀이 나서 연설을 딱 세 마디밖에 못한 기억이 난대요. 그런 자신이 무척 싫어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조차 부끄럽다고 말해주었어요. 하지만 윤지가 꺼내 준 이야기엔 많은 친구들이 공감했답니다. 사람들 앞에서 나를 말하는 일은, 모두들 겪어봐서 알겠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노을지는 논밭을 거닐어 봐!

풀내음 가득한 월곶의 논밭을 산책하는 시간도 가졌지요. 길에서 만난 강아지와 인사도 하고, 강둑에 일렬로 주르륵 서서 물수제비도 했지요.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수줍음이 많은 1학년 은채는, 처음엔 쭈뼛거렸지만 마음을 열고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주었어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집에선 맏언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대요. 동생을 챙기는 일은 아주 큰 책임감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때로는 듬직한 언니가 갖고 싶을 때도 있지만요. 
이번 캠프에선 언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다는 마음을 소곤소곤 꺼내주었지요. 

명랑 핫도그는 안녕, 이젠 명랑 밥집!

명랑 쌤은 어떤 재료로도 맛있는 밥을 만들어내는 마술사! 명랑 밥집의 인기 만점, 월곶 특제 메뉴를 공개합니다!

🍛고소한 까르보나라 떡볶이, 토마토 리조또, 콘 샐러드
🍡싱그러운 제철 과일 꼬치
🥘명랑 특제 양념 소 불고기, 폭신폭신 계란말이, 콩나물 무침, 크림 스프
🥪에그마요 샌드위치 

일상이 노래로!

우리는 반별로 다양한 방식의 선율 붙이기 놀이를 했어요. 

음정 반에서는 랜덤 플레이 작곡 법!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각각의 음표를 나열한 뒤, 랜덤으로 음을 골라 노랫말에 음을 붙였지요. 
직접 밤을 주워서 파는 루희는 ‘밤 파는 소년’, 그 밤을 사는 같은 반 친구 수영이는 ‘밤 사는 소년’, 마침 코를 만지작거리던 찬빈이는 덩달아 ‘코 파는 소년’이 되었답니다. 이 다섯 음절들마다 음계를 붙였더니,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하모니가 생겨나지 않겠어요?

오현의 반에서는 본격 노랫말 다듬기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자신 안에 있는 사건을 떠올리고, 감정을 살펴보는 명상 시간을 가졌지요. 
명상이 끝나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준 친구들 덕분에 분위기는 금세 뜨거워졌어요.
설아의 취미이자 특기인 종이접기 이야기, 은채의 동생 이야기, 예원이의 치어리딩 이야기, 채윤이의 짝사랑 이야기까지. 

이 반에서는 노래를 만들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를 고른 후, 모든 친구들이 합심해 노랫말을 공동 작업했어요.
채윤이가 오랜 시간 집중해 칠판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내리고, 설아와 은채는 채윤이에게 귀를 기울이며 적절한 질문들을 던져 좋은 이야기를 꺼내주었지요. 예원이는 칠판에 쓰인 문장을 고르게 다듬어주었고요. 
진지하게 온 힘을 합친 결과, 모두가 만족한 노랫말이 완성되었답니다. 

일화 반에서는 노랫말을 읽으며 선율을 발견했어요.
수희가 꺼내준 수희의 요절복통 연애사! 각 음절을 찬찬히 읽어보면, 단어마다 독특한 리듬이 있지요. 몇 번이고 반복해 낭독하는 재미를 만끽했더니, 어느새 수희와 윤지의 입에서 하나의 노래가 불려지고 있었답니다. 

노랫말 레크레이션, 나를 맞춰 봐!

자신의 일상에서 찾아낸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 이 에피소드를 모아, 오답이 난무하는 예측 불가 노랫말 레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나를 맞춰 봐! 과연 누가 정답을 맞췄을까요?

Q. 수영이는 누가 죽었을 때 눈물이 난다. 누가 죽었을까? 
엄마! 아빠! 할머니! 강아지! 도마뱀! 앵무새!
가족부터 시작해 수영이가 키우는 온갖 동물들이 나왔지만,
A. 정답은 <어벤져스의 아이언맨>이었지요. 

Q. 루희는 자신을 벌레라고 했다. 어떤 벌레일까? 
“장수풍뎅이요!” “바퀴벌레요!”
A. 정답은 바로 <책벌레> 였답니다. 

Q. 수영이의 앵무새 이름은 뭘까?
“앵돌이, 앵순이요!”
땡!
“어? 앵돌이, 앵순이>맞는데!”
A. 정답은 <수영이도 모른다> 였어요. 그런데 수영이 동생인 수희가 정말 이름를 맞춰버렸지 뭐예요. (선생님이 오답 처리해서 미안해….)

텐트 속에 꼬물꼬물

캠프를 고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텐트에서 잠드는 것이었지요! 텐트에서 자는 게 처음인 친구들이 많아 설레는 마음이 한가득이었답니다.

1박 2일 캠프 자체가 처음이었던 승민이에겐, 텐트에서 친구들과 함께 잘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좋았나 봐요. 들뜬 마음을 채 숨기지 못해, 선생님들에게 
“캠프 또 해요? 언제 또 텐트에서 잘 수 있어요?” 하고 수없이 물어보았지요. 
덕분에 새벽 5시까지 놀다가 까무룩 잠들었다는 후문!

아늑한 텐트 안에서 친구와 수다를 떨다 함께 곤히 잠드는 경험은 무척이나 소중했지요. 

햇살 뿜뿜, 상쾌한 기상 체조!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는 월곶생활문화센터 앞 마당에서 온 몸의 구석구석을 깨우는 기상 체조를 했지요.
덕분에 상쾌함이 업업!

찬빈이는 아침부터 영상을 찍는 밥쌤 옆에 꼭 붙어 있어요. 밥쌤의 카메라와 깍뚜기 유튜브 채널에 무척 큰 관심을 보였지요.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 구독자는 몇 명인지 심도 있고 진지한 질문을 하던 찬빈이는, 알고보니 유튜버의 꿈을 키우고 있더랬죠. 
언젠가는 멋진 유튜브 채널을 꾸려줄 찬빈이의 내일이 기대되어요. 

우리가 만드는 노래, 음악 감상실!

어제 친구들이 만든 노래를 처음 감상하는 시간.
과연 어떤 노래들이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수영이는 함께 사는 동물들에게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그만큼 말 못할 슬픔도 있지요. 할머니와 잘 키우기로 약속해서 데려온 앵무새 세 마리가 갑자기 죽어버린 일이에요. 앵무새 세 마리를 떠올리면, 잘해주지 못한 자기 책임인 것 같아 눈물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든대요. 
그런데 정작 앵무새 이름을 기억을 못한다는, 반전 있는 노랫말! 4학년 수영이의 <앵무새>입니다. 

루희의 지갑 속엔 9,950원이 고이 간직되어 있어요. 자신이 밤을 팔아 직접 번 돈이지요. 주운 밤을 하루 종일 물에 담구어 놓으면 벌레가 다 나오는데, 그 밤을 직접 건조시키고 저울에 무게를 달아 봉지에 소분해 학교 친구들에게 판다나요. 같은 반인 수영이는 그 밤을 사고요. 
재치있는 일화를 노래로 엮어낸, 4학년 루희의 <밤 파는 소년>입니다.

우리가 직접 만드는 콘서트!

자, 우리는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들어갔어요.
무대의 총체적인 연출을 고민하는 진지한 시간이지만,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배꼽을 잡는, 재치도 넘치는 시간이지요. 

<앵무새>가 죽었다는 노래 구절에서는 고개를 떨구는 안무를, <너는 탈락 쯧쯧쯧>, 혀를 차는 부분에서는 손짓으로 함께 유감의 뜻을 표했지요. 

시종일관 발랄하고 통통 튀는 설아는 리듬 감각이 아주 뛰어나지요. 편곡을 하는 과정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냈답니다. 선생님이 더듬더듬 설명해주는 트라이앵글의 리듬을 단번에 이해하고, 캐치해낸 설아 덕분에 노래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지요. 
설아의 트라이앵글 연주는 <그림종이>노래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전날 자신을 ‘음악쟁이’라고 소개했던 예원이는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운 친구예요. 처음 만난 친구들에게 먼저 초콜릿을 나눠주며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책을 읽을 때조차 구연 동화하듯 맛깔나게 읽어내지요. 
노래하는 표정은 얼마나 밝은지, 연습과 리허설에서 단연 그 빛을 발했답니다.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연습 시간까지도 즐기는 예원이 덕에, 무대가 한층 더 반짝반짝했지요. 

외쳐, 깍뚜기 콘서트!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 루희의 <밤 파는 소년>. 이 곡에는 우리의 장난꾸러기인 형돈이가 밤 장사꾼 성대모사를 얹었습니다. 독특한 피처링으로 완성된 무대에 다들 웃음꽃이 피었지요. 
또한 노래의 마지막에 자체 페이드 인 아웃 효과을 넣으니 웬걸, 무대가 한바탕 놀이판이 되어버렸지 뭐예요! 목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하나가 된 우리!

우리는 우리를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무수히 많은 언어를 통해, 몸짓으로, 행동으로, 때론 선율을 이용해 말이지요. 

“나는 밝은 사람이 되기를 노력해요.”
“공부하지 않는 세상을 원해요. 책상에 앉으면 내가 이런 거 하려고 태어났나 해요. ”
“처음 키운 곤충이 죽은 걸 떠올리면 슬퍼져서 얼른 까먹으려고 게임을 해요. ”
“나는 친구가 나를 어떤 친구로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
“진짜로 미안하지 않은데 사과할 때가 있어요. 사과해야 끝나니까요.”

분명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진솔한 마음도 있지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정직함에는 용기도 필요하고요.
용기가 안 나서, 하고 싶지 않아서 등. 많은 이유 때문에 나를 표현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지요. 
친구가 너무 좋은데 부끄러움에 도망치기도 하고요. 나 좀 놀아달라고 떼쓰고 싶은데, 그 말을 못해서 괜한 딴지를 걸기도 하고요.

드러난 표현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 
무척 어려운 것 같지요?
하지만 되짚어보면, 표현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랍니다. 날카로운 언어도 한 꺼풀을 벗겨내면,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외침이지요. 

해야 하는 말을 다 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해도,
매번 사과하기 싫은 일이 많아져서 침묵해도, 
누군가의 시선을 끌고 싶어 거친 욕을 내뱉어도 괜찮아요.
그 너머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니까요. 

상대방의 마음이 저절로 나의 마음처럼 알아차려질 때, 
다른 삶을 살아온 상대방이 곧 나와 다르지 않음을 알아차렸을 때, 
우리는 ‘너를 이해한다’고 말하지요. 

네 마음을 알아채주지 못했다면 미안하다고. 
하지만 네가 어떤 사람이어도 너를 이해한다고. 
네가 어떤 표현을 해도, 항상 그 속의 너를 이해하고 싶다고 어린이들에게 많이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자유롭게 표현되길 바랍니다.
설사 그게 날카로운 언어더라도요.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으로,
더욱 자유롭게, 더욱 많이 자신을 꺼낼 수 있길 바라면서요. 

자신을 숨김없이 꺼내주고, 마음껏 표현해주었던 11명의 친구들에게 사랑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솔직하고 멋진 이 친구들이 빛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무대 위 어린이들의 용기에 아낌없이 박수 쳐주시고,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학부모님들, 보호자님들. 
그리고 캠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꾸려주신
월곶생활문화센터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시도를 이어가며 어린이들과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파주에서 펼쳐질 다음 캠프는 10월 12일~13일 입니다.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은 010-9311-0414(일화) 로 문의 주세요!

➫ 유튜브 @playingkkak @singingkkak
➫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playingkkak

11명의 친구들이 함께한 무대 영상 맛보기! 
2학년 수희의 <너는 탈락 쯧쯧쯧>을 시작으로, 
이틀에 한 번 씩 총 다섯 개의 무대 영상이 올라온답니다. 
(알람 설정 해두시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 꿀팁!) 

➫ 유튜브 [놀이패 깍뚜기] 구독하기 : http://bit.ly/2nRMeF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