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노래를만들수있다고?!

8. 내가 바로 세상의 주인공! (11/23)

두 달의 만남에 마침표를 찍는 날, 공연 당일입니다. 아침부터 분주히 모여 관객석과 무대를 만들고, 음향 시설을 점검하고, 카메라를 세팅하던 선생님들. 약속 시간도 되기 전에 이미 몇 명의 친구들이 도착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지요. 자타공인 지각쟁이들에게도 공연 당일은 무척 떨리고 설레는 날이었나 봅니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무대에서 불러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친구들이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지요. 평소와 달리 어딘가 고장 난 희서는 같은 자리를 계속해서 맴돌고, 무척 들뜬 원형이와 예찬이, 유라는 쉴 새없이 온 방안을 뛰어다녔지요. 흥분된 마음으로 마지막 리허설에 임하며 무대 배치, 각자의 파트, 동선, 율동을 숙지하자 오늘이 대망의 공연임을 비로소 실감했지요. 아메바 쌤의 진행과 밥 쌤의 카메라 리허설까지 더해지자,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심장이 쿵쾅거렸답니다. 

마지막 리허설을 마치고, 우리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대기실에서 관객을 기다리며 7주간의 소감을 한 마디씩 나누었답니다. 그간의 연습과 수고로움이 끝난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도 했고, 마침내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했으며, 실수할까 봐 걱정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에요. 실수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요. 우리의 공연은 완벽하지 않기에 비로소 완벽한 것!

"실수해도 돼, 망쳐도 돼. 우리는 지금까지 행복하게 이 과정을 겪었잖아. 우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완벽한 무대가 아니라, 모두가 즐겁게 이 과정을 겪는 것이었어.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는 이미 성공한 거야!"

공연은 보시다시피 아주 멋졌고, 당연하게 약간의 실수가 있었고, 우리는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두 달 남짓한 시간동안 서로를 만나 이야기하고, 각자의 다른 표현 방식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물론 다 표현하지 못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지요. 더 오래 함께하며 삶을 나누고 싶은 아쉬움도 존재하고요. 하지만 이 아쉬움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기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만날 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크고 작은 인연 들에 커다란 감사를 표합니다. 친구들이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자리를 빛내 주시고 끊임없이 격려해 주신 가족 분들, 든든한 지원 아끼지 않아 주신 김포아트빌리지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민지, 김송하, 문태일, 서제인, 이예서, 이예찬, 이희서, 임원형, 한승화, 홍유라. 이들의 삶에 저희가 조연으로나마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열 명의 멋진 주인공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고마움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으로 살아가는 모든 아이들의 표현, 
그 용감한 고백에 커다란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놀이패깍뚜기 올림. 

7. 우리의 목소리를 세상으로! (11/21)

마지막 연습 날이 밝았습니다. 두둥! 무대 의상을 갖춰 입은 채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인 친구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긴장하기도 하고, 공연에서 자신의 노래를 처음으로 세상에 보여 준다는 것에 설레하기도 했습니다. 공연 이틀 전인 만큼 안무, 대형, 동선 등을 점검하며 쉴 새 없이 연습했어요. 몇 번이고 반복하다보니 처음의 쭈뼛대는 모습은 간데 없고, 힘차게 노래 부르며 즐기고 있던 아이들! 

토요일 공연은 멋진 노래들로 채워 졌어요. 울고, 웃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등 무수한 감정들로 가득찬 이 세상처럼, 한 곡 한 곡마다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지요. 10곡의 노래가 가진 각양각색의 매력들! 노래는 또 얼마나 중독성이 있는지, 집에서도 흥얼거리다 동생이 노래를 다 외워버린 친구도 있다지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한 사람으로서, 노래를 만드는 작업은 분명 행복하고 즐거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삶을 나 혼자 살아갈 수 없듯, 노래 또한 세상과 소통하지 않으면 금방 힘을 잃고 말지요. 이 공연을 통해 친구들의 이야기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길 바랍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가락의 특성상, 누군가 이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혹은 누군가는 이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어떤 기억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무엇이든, 한 명 한 명이 건네는 이야기에 마음 깊이 공명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랍니다. 

6. 내 노래로 무대에 설 거야! (11/14)

이번 주부터는 무대에 서기 위한 맹연습에 돌입했습니다. 총 10 곡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보았지요. 노래의 순서를 정하기도, 누가 어느 부분을 부를지 파트를 나누고 화음도 쌓아보았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즉석에서 율동까지 만들어내던 친구들까지! ‘내’ 노래 뿐만 아니라, 서로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어느 부분이 좋은지,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꺼내던 모습들이 무척 예뻐보였답니다. 
 
친구들이 가장 많이 공감하는 이야기는 ‘혼날까 봐, 혹은 부끄러워 하지 못했던 말’이랍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지금의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표현이지요. 이 말을 과연 세상에 꺼내도 되는지, 누군가는 나를 놀리지 않을지, 혹은 상처 받는 게 아닐지 걱정하던 친구들도 있지요.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린이들의 솔직하고 용감한 표현이니, 바라건대 많이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얇은 옷 하나 입고 만났던 우리, 이제는 두꺼운 겉옷을 걸치고 만날 정도로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갈 테지요. 마지막까지 친구들과 더 행복하고, 더 사랑하는 시간 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1/23일 토요일엔 8주간 준비한 어린이들의 공연이 열립니다. 어린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 솔직 담백한 노랫말이 궁금하신 분들은 모두 자유롭게 참여 가능합니다. 관람 원하시는 분께서는 아래 번호로 문의 주세요. 
 
일시 : 11월 23일(토) 오후 3시~4시
장소 : 김포아트빌리지 한옥 11동
문의 : 010-9311-0414 (아메바)

5. 일상이 악기로! (11/7)

1) ASMR을 이용한 가상 악기 만들기
 
친구들이 가장 기다리던 시간! ASMR을 이용한 가상 악기 소리를 녹음해보았어요. 소음이 없는 조용한 방에서, 선생님의 지도를 통해 내가 원하는 소리를 찾고 녹음했지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들 처음 해보는 ASMR체험을 무척 신기해 하고 즐겼답니다. 모두들 훌륭한 실력을 자랑하며 성황리에 녹음을 마무리했지요. 
 
유라는 ‘비닐’로 강아지 발자국 소리를, 예찬이는 ‘플로랄 폼’으로 주사 바늘이 푹 찔리는 느낌을 냈어요. 원형이는 ‘건전지’로 바둑 돌의 단단하고 명쾌한 소리를 표현했고요. 유튜브에서 ASMR영상을 자주 접한 민지와 예서는, 슬라임을 멋지고 능숙하게 다루어냈지요. 한 명도 빠짐없이 녹음한 이 멋진 소리들은, 우리의 노래에 악기 소리로 사용이 될 거예요. 11월 23일(토) 공연에 오시면 들으실 수 있답니다!
 
 
 
2) 오늘은, 놀라운 목요일! 
 
마침 어제, 예찬이와 승화의 노래가 따끈따끈하게 완성되었답니다. 이 신곡덕분에 신나는 노래 게임 한 판이 펼쳐졌어요. 우리는 처음 듣는 노랫말에 귀를 기울이고, 정해진 시간 내에 노랫말을 맞추었지요. 노래를 들을 기회가 단 3번 뿐이라, 팀 별 합동심이 관건이었답니다.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온 신경을 기울이며 노랫말을 받아 적었어요. 덕분에 처음 듣는 노래를 모조리 외워서 부르게 되었다는 순기능!
 
 
 

3. 완성된 노래를 배우고 불러!
 
자, 솔직하고 유쾌한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9곡이 완성되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불러보며, 약간의 공연 연출과 퍼포먼스도 구상해보았지요.
 
이 노래에서 무엇을 하면 노랫말이 더 잘 들릴까?
이 노래에 어울리는 안무는 무엇일까?
슬프고, 기쁘고, 우울하고, 무서운 다양한 감정을 더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할까?
 
기도를 해서 귀여운 동생이 생겼다는 태일이의 이야기에는, 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전주를 만들기로 했지요. 소년 합창단처럼 화음을 차근차근 쌓아보았더니 희서의 또랑또랑한 나레이션과 무척 잘 어울렸어요.
모범생 자아와 반항아 자아에서 고민하는 희서의 노래에선 모두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일탈의 헤드뱅잉을 했지요. 
어른들이 이해해 주지 않는 서러움이 담긴 승화의 노래를 들을 때는 모두가 격렬하게 공감했어요. 나도 저런 말을 들으며 혼난 적이 있거든요. 서럽던 기억을 털어놓으며 노랫말을 덧붙이고, 감정을 꾹꾹 눌러담아 한 편의 뮤지컬처럼 다듬어갔지요.
 

겨울 바람이 차갑지만,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즐거움과 설렘으로 마음은 항상 따뜻하네요. 처음 해보는 ASMR 체험, 낯선 공간에서의 첫 연습, 노래를 익히고 부르는 긴 연습 시간. 씩씩하게 잘 따라와주는 10명의 친구들이 무척 고맙습니다. 11월 23일, 공연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남은 날들 동안 더 많은 웃음을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4. 일상이 노래로! (10/31)

1) 나도 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여섯 살 때 책상에서 미끄러져서 
턱에 꽂힌 연필심
아직까지 자국이 남아 있는데
사람들은 수염 같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고 싶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내 외모보다
내 마음을 봐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내 외모보다
내 용기를 보여주고 싶다

이것은 민지의 경험담이지요. 턱에 연필심이 박힌 적이 있는 민지는, 처음엔 그 경험을 말하기조차 부끄러워했어요. 사람들의 턱 수염 같다는 말이 듣기 싫어서였지요. 그러나 이제는 당당하게 이야기 한답니다. 내 얼굴의 상처보다, 내 깊은 속마음을 먼저 봐달라고요!

시종일관 밝고 명쾌한 희서는 어딜 가나 분위기 메이커지요. 잘 놀고, 잘 웃고, 무엇이든 잘하는 희서! 공부 쯤은 안 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아주 강렬하게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의외의 속마음을 발견했지요. 희서는 어째서 공부에 집착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완성된 노래에서 확인해 보세요! 

이렇듯 우리는 창작을 통해 ‘사실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표현하기도 하고, 나도 몰랐던 진심을 비로소 알게 되기도 하지요. 친구들의 노래를 배우며 작고 소소한 농담도, 대단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담긴 말도, 그 무엇이든 ‘노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왠지 나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샘솟았고요.


2. 흥얼흥얼, 일상이 노래로! 

우리는 팀별로 둘러 앉아, 멜로디와 간단한 화성을 붙이는 작업을 했답니다. 

“다음엔 술 절대 안 먹을 거야!”
예서가 동동주를 처음 마셔 본 기억이 담긴 <오 마이 흑역사>, 본인이 직접 멜로디를 붙이기는 쑥쓰럽다나요. 민지, 태일이, 송하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멜로디를 붙였지요. 취기가 올라 느릿느릿, 색깔 하나는 확실한 노래가 만들어졌답니다. 

“우리 강아지는 이름이 크림인데, 크림이 아니라 미숫가루 같아요.”
유라의 귀여운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는 <미숫가루>라는 노래로 탄생했지요. 수업에서 막내인 유라지만, 언니들 오빠들 못지 않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직접 노랫말에 음을 찾아냈다는 후문! 

“엄마, 엄마! 이놈, 이놈! 왜 울고 있지?”
송하의 얄미운 동생에 대한 이야기 <내 편 없는 세상>은 엄마와 송하와 동생의 전쟁이 돋보이는 노랫말이지요. 등장인물 셋의 마음이 잘 드러난 파트 분배로, 귀엽고 생기발랄한 노래가 탄생했답니다. 


3. 도전! ASMR 악기 만들기!

최근 대중매체에서 ‘속삭이거나 바삭한 음식을 먹는 등, 일상적 소리를 통해 몸과 정신을 이완시키는 콘텐츠’를 ASMR이라고 칭하지요. 평소에는 소음처럼 들리는 일상 소리도, 반복되는 일상 소리는 음향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듣게 된다고 해요. 때문에 일상의 사물을 이용한 ASMR은 요즈음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는 콘텐츠 중 하나랍니다. 

우리는 ASMR을 통해 다양한 가상 악기를 만들어내기로 했어요. 무거운 음역대는 드럼의 킥 소리로, 비닐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강아지로 표현될 거예요. 다음 주의 본격적인 녹음을 앞두고, 오늘은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함께 고민해보았지요. 마이크로 사운드 테스트를 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시키기도 했고요. 

나의 노랫말과 어울리는 소리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상상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위해서는 어떤 소리가 필요할까? 

친구들은 슬라임, 비닐, 책 등 다양한 재료를 골라왔어요. 이 소리들은 고성능 마이크를 타면 전혀 다른 소리로 탈바꿈하지요. 긁거나, 때리거나, 구기는 등 방식의 차이점을 두면 더욱 다채로운 소리가 되고요. 어린이들이 직접 물건을 고르고, 소리를 찾아내는 과정도 즐거운 놀이로 느껴지겠지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며진 언어가 아닌, 진심을 담은 나를 꺼내는 시간. 어린이들이 이 과정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하고, 이해받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노래를 만들고, 무대에 서는 경험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일의 즐거움’을 맛보고, 표현의 다양한 방식을 배워나가길 바라요.

3. 일상이 가사로! (10/24)

1) 내 안에는 어떤 기억이 있나요?
오늘은 특별히, 또래 친구들의 노랫말 속 비하인드 스토리를 꺼내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 쯤은 그런 일이 있지요. 엄마 몰래, 친구 몰래, 사소한 거짓말부터 심장이 쿵 떨어지는 도둑질의 경험까지. 이런 기억들은 마음에서 점점 무게를 키워나갑니다. 비난 당할 것을 생각하면,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또래 친구들의 동요에 숨어 있는 ‘몰래에 대한 기억’을 들으니, 내 안에서도 툭툭 걸렸던 사건들이 보였어요. 우리는 앞다투어 말을 주고 받았답니다. 서로에게 털어놓고, 흥얼흥얼 부르며 거리낌없이 꺼내고 나니 왠지 마음이 가벼워졌지요. 누구도 ‘네가 틀렸다’고 하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이야기였거든요. 

2) 좋은 이야기란 무엇일까요?
과제로 써온 친구들의 경험을 토대로, 더 깊은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가졌어요. 선생님과 일대일로 깊은 대화를 하며 ‘나만이 가진 특별한 이야기’를 찾아냈습니다.
좋은 이야기. 그건 아마 특이함이나 순수함이 아닌, ‘솔직하고 고유한 개개인’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느끼는 걱정과 슬픔, 공부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 가족에게 느끼는 서러움, 혹은 사랑 받고 싶은 마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평범하고 당연한 감정이요. 
그 무엇이든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라면 온 마음 다해 귀 기울이고자 합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예상치 못한 이야기도 있을 테지요. 늘 누군가에게 ‘듣기 좋은’ 말만을 할 수도 없을 테고요. 타인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는 과정, 그로 인해 온전한 자신을 들여다보는 첫 걸음을 응원합니다.


3) 두둠칫, 랄랄라!
박자와 리듬을 중점으로 배운 지난 시간, 이번엔 음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상적인 말에서 음을 찾아내는 게 얼마나 쉬운지, 노래의 한 음만 달라져도 무척 다른 느낌이 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지요. 한 명씩 돌아가며 아무렇게나 음을 붙여보기도 했어요. 모두들 처음엔 주저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곧잘 불러냈지요. 노래를 만드는 게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배우는 계기가 되었어요. 


4) 공동 창작, 노랫말을 노래로!
‘말’에 ‘음’을 붙이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 마지막 시간엔 반별로 모여 앉아 완성된 노랫말에 노래를 붙여보았습니다. 직접 음을 붙이고, 노랫말을 이리저리 바꿔보고, 심지어는 약간의 퍼포밍까지 뚝딱 만들어버렸지요. 
생각보다 친구들이 음을 찾아내는 작업을 재미있게 여기는 것 같아, 기쁜 마음에 여러 가지 숙제를 내주었어요. 

1. 혼자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은 친구들은 멜로디 녹음해오기 (선택)
2. 정리된 내 노랫말을 읽고 어떤 느낌의 노래였으면 좋을지 고민해보기 (필수)
3. 다양한 ASMR을 보며 내 노랫말과 잘 어울리는 소리를 찾아보기 (필수)


이제 본격적으로 노래를 만드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두근두근! 친구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2. 나를 맞춰 줘! (10/17)

안녕?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무엇을 좋아하며, 혼자 있을 때는 무얼 하나요?
어떨 때 불안하고, 무엇을 노력하나요?

나에겐 당연한 존재지만, 그 자체로 무척 특별한 ‘나’에 대해 생각해본 지난 주.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서로에 대한 QnA 게임을 하며 몸을 풀었습니다. 기상천외한 정답 맞추기, 한 예를 들어볼까요?

“지석이는 누구를 궁금해할까요?”

친구들은 엄마, 아빠, 지훈이, 강아지를 외쳤지만, 정답은 방구였답니다. 지석이는 방구가 왜 나오는지, 왜 이렇게 이상한 냄새가 나는지 궁금하대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와 부저를 누르고, 정답을 맞추던 친구들. 무척 열정적으로 참여해 준 덕분에 즐거운 놀이가 되었어요. 

“그럼 이번엔, 희서는 혼자일 때 무얼 할까요?”

”잠을 자요!”
“예서의 방을 뒤져요!”
“핸드폰 게임을 해요!”

희서의 답은 바로, 돈을 센다는 것! 아무도 예상 못하셨죠? 억만장자가 되고 싶다던 희서만의 독특한 취미랍니다.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어떻게 이런 특별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공부는 왜 이렇게 두렵고, 우리 가족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서요. 수다 떠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서 나와진 친구들의 이야기는 노랫말을 만드는데 아주 귀한 재료들이랍니다.



자, 그럼 노래에 필요한 건 또 무엇이 있을까요? 
노랫말도 중요하지만, 노래의 기본을 이루는 ‘박자, 선율, 화성’의 개념을 알고 나면 내 마음대로 노래를 만들 수 있지요. 

“열 두 살인~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즐겁고 행복한 걸~ 찾은 것 같아🎶”

우리는 노랫말의 박자를 다르게 불러보는 실험을 했어요. 강한 박자와 약한 박자, 밀고 당기기에 따라 노랫말은 전혀 다르게 다가오지요. 원래 나는 '열두 살인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두 살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선율을 저어엉말 느리게 부르거나, 엄청 빠르게 불러보면 어떨까요? 갑자기 슬퍼지기도 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변하기도 해요. 

기타로 다른 코드를 붙이면 더욱 신기해지지요. 똑같은 선율인데도 분위기가 평화롭거나, 무섭게 바뀌는 마법을 다함께 지켜봤지요.

이처럼 노래는 ‘만드는 사람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된답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이야기에, 내가 원하는 감정을 담아 표현할 수 있지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건 어렵지만, 게임을 하며 배우니 무척 쉬웠지요. 친구들 사이에서 ‘나도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마구 샘솟았답니다. 



다음 만남을 위한 워밍업 단계가 있어요. 
바로 <오늘 이야기를 내 말로 정리한 한 편의 글 써보기>! 
내용이 길어야 할 이유도, 거창할 필요도 없지요. 입으로 꺼낸 말을 고스란히 받아적어도 좋아요. 다만 솔직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주길 바랍니다. 학부모님들 께서도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날이 추워졌는데도 열기가 꺾이지 않는 친구들 덕분에 되려 좋은 에너지를 받고 가는 기분입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1. 안녕? 나는 『      쟁이』야! (10/10)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첫 수업이 시작됐어요. 처음 만난 친구들과 어색하지만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내가 말하고 싶은 나’에 대해 소개했지요. 이름 석자로, 나의 꿈으로, 12년을 키운 고양이한테 맞고 살아왔다는 소소한 일상으로 나를 표현했지요. 심지어는 “모든 걸 귀찮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시크한 한마디로 자신을 소개한 친구도 있었답니다.

노래를 만들기 앞서, 우리는 먼저 또래가 만든 노래들을 듣고 불러보았어요. 사과가 너무 좋아 하루에 10개 까지 먹어본 <사과쟁이>, 이불 속에 꽁꽁 숨겨온 이야기를 소근소근 말해주는 <비밀 친구>까지. 이 노랫말을 각자의 관점에서 개사해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간단하게 몇 개만 훑어볼까요?

“나는 사진을 하루에 70장이나 찍는 『셀카쟁이』야.”
“나는 부끄럼을 많이 타서 혼자 있는 것이 더 편한 『혼자쟁이』야.”
“나는 빈틈이 보이면 무조건 채우고 싶어하는 『강박쟁이』야.”
“나는 색연필 132개로 컬러링북 5개 정도는 칠하는 『색칠쟁이』야.”

첫 만남 소감을 나누며 친구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노래 만드는 공부를 할까 봐, 선생님이 무서울까봐 걱정했다’는 이야기였어요. 나만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선, 먼저 세상에 하나뿐인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고 찾아야 하지요. 노래를 만드는 이 시간이 책상 앞 어려운 공부가 아닌 ‘나를 표현하는 즐거운 시간’임을, 그리하여 나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잇감처럼 여겨지기를 바랍니다.

송하, 희서, 제인이, 지훈이, 원형이, 지석이, 태일이, 예찬이, 승화, 민지, 유라, 예서.
열 두 명의 반짝이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본 프로그램은 김포문화재단과 함께하는 2019 어린이 창의예술 아카데미의 수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