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영상

희오와 우진이의 노래는 한 편의 뮤지컬이 되었어요. 두 친구에게 내린 퀘스트는 ‘단 한 줄이라도 좋으니, 너희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해 봐!’였답니다. 후에 전해들은 노랫말은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나에게 열광하는지’에 대한 필리버스터였달까요. 시선집중 받는 두 사람을 위해 우리는 있는 힘껏 호응하고,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지요. 덕분에 화려한 오프닝 무대가 탄생했지요. 

시선집중 - 성신초 6학년 김우진, 이희오

우진 : 나 좀 잘난 듯.
희오 : 장난?
우진 : 내가 잘난 이유는~

동네방네 걸어다니며 노래를 부르는데
동네방네 걸어다니며 노래를 부르는데
사람들이 다! 우와~

희오 : 그 정도 밖에? 나는~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춤추며 거리를 뛰놀면
사람들이 시선집중
내가 더 인기 폭발

사람들이 시선집중
우리 둘은 인기 폭발

노랫말을 바꾸는데 대단한 의욕을 보인 민우. 민우에게 개사는 하나의 장난감이랍니다. 이런 저런 요런 말을 전부 하고 싶은데, 노랫말이 너무 짧을 정도였지요.
5월에 만든 <행복 요리사>의 노랫말을 <신나는 가수>로 바꾸곤 굉장히 뿌듯해하던 민우. 정말 제가 만든 거예요? 물어보며 행복을 감추지 못했지요. 

신나는 가수 - 부평동초 2학년 이민우

나는 노래 부르기 관심 있어요
나는 그냥 나는 그냥
신나는 가수 할래요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운이는 주변에 어린 동생들 뿐이에요. 이 캠프에 오는 이유는 ‘또래 친구를 사귀어보고 싶어서’랍니다. 지금의 지운이에겐 때론 의지할 수 있는,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필요하지요. 
“나는다른애들이랑차원도다르고, 수준차이도너무많이나. 애들이랑노는건정말귀찮아.”
당돌한 지운이의 말에 묻어있는 리듬감이 보이시나요. 동생들에게 지쳐 있는 피곤을 속사포처럼 토로하는 그루비한 랩이 탄생했답니다. 

맏언니 - 삼무곡어린이마을 5학년 윤지운

귀찮아 애들이란 존재란
나도 애지만 애들은 싫어
나는 걔네랑은 달라 달라
나는 걔네랑은 달라

들어봐 진짜 너어무 짜증날 거야
우경이가 뭔 말을 걸고 아메바가 날 귀찮게 해
그러다 우진이가 또 튀어나와서
수오한테 또 왜 그래 하면서 또 날 귀찮게 해 

이제 또 괜찮아지나 싶으면 민우가 와서 툭툭 치고
이게 매일 무한 반복 아이고 아이고 허리가 아파
날 한번만 더 귀찮게 하면 네 강냉이가 무사하지 못할 거야

6월 캠프의 <거짓말쟁이> 가사처럼, 하면 안 되지만 자꾸 하는 행동이 있나요?
“하면 안 되는 건 아는데, 애들이 화나게 하면 나도 모르게 나쁜 말이 나와요.”
“저도 나쁜 말 해본 적 있어요. 근데 혼날 것 같아서 어른들한테는 비밀이에요.”
수오와 우경이가 말하는 ‘나쁜 말’이 뭔지 무척 궁금했지만, 절대 얘기해주지 않았지요. 동갑내기인 2학년 친구들의 이야기로 금세 하나의 노랫말이 뚝딱 완성되었지요. 

나쁜 말 쟁이 - 성신초 2학년 이수오, 십정초 2학년 남우경

이학년인 내가 나쁜 말을 하면 안 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나쁘고 재밌는 걸 찾은 것 같아

지오와 현우의 똑같은, 또 다른 <개고생> 이야기입니다. 현우가 자신의 가출 경험담을 먼저 선뜻 풀어놓았더니, 우연찮게 학교를 안 간 적 있는 지오가 말을 받았지요. 관계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지점인 ‘공감’. 즉, 이 사람이 나와 같다는 가장 깊은 이해의 경험이 되었지요. 후반부의 선율은 현우가 1분만에 완성했답니다. 

개고생 - 삼산초 6학년 김현우, 성신초 5학년 이지오

첫 번째 가출은 PC방
더 있고 싶었는데
열 시 셧다운
창밖에서 삐용삐용
날 잡으러 왔나 봐
화장실에 한참 숨었다가
집으로 갔다
집 나가면 개고생

오늘은 학교 가기 싫어
지하 주차장에서
어슬렁 어슬렁
아빠한테 전화 진동 (으)
날 잡으러 왔나 봐
아빠랑 같이 학교 가서는 
화장실로 뿅
학교 안 가면 개고생

어렸을 때 기억 중, ‘몰래에 대한 경험’이 있나요? 사소한 거짓말부터 심장이 쿵 떨어지는 도둑질의 경험까지. 이 기억들은 물 먹은 솜처럼 마음에서 무게를 키워나가지요.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기 때문에요. 
10월 캠프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크게 잘못한 것 같고, 왠지 말하면 비난 당할 것 같아 오랫동안 감춰온 기억을 수면 위로 꺼내었어요. 딱딱히 응어리진 기억을 꺼내 함께 보듬고, ‘괜찮아. 그래도 너를 사랑해’라고 말해줄 수 있어 기쁩니다. 이 노래가 많은 어린이의 입에서 불리면, 더 많은 친구들이 그 의미를 전달 받을 수 있겠지요.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네가 나쁜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라, 그건 단지 너의 경험일 뿐이라고. 네 삶은 틀리지 않았다고. 
노랫말에 담긴 기억은 영원이, 승준이, 찬호의 기억이랍니다. 누구의 기억인지는 비밀보장하지요. <기억의 무게>라는 아주 멋있는 제목을 희오가 정해주었어요. 

기억의 무게 - 연성초 6학년 한승준, 5학년 이영원, 마곡초 4학년 홍찬호

내가 여섯 살 때 였어요
친구의 장난감을 주머니에 넣었어요
친구가 장난감을 찾는 동안
“내가 찾아줄게”
도와 주는 척을 하면서
여태까지 잘 숨겼어요
휴… 살았다

핸드폰을 물려받았다
혹시나 했는데 카드가 연결되어 있었다
게임 아이템을 하나 사봤더니
안 걸렸다
야금야금 몇 개 더 사봤더니
한 달 뒤에 걸렸다
하… 망했다

쉬는 시간이었다
친구 필통에 눈에 띄게 예쁜 샤프들이
친구가 화장실을 간 사이
세 개를 슬쩍
어두운 그림자가 말했다
“이거 내 샤프 아니야?”
“내가 니 거 빌린 건데?”

회장 선거 때 단상 위에 올라갔는데, 떨리고 손에 땀이 나서 연설을 딱 세 마디밖에 못한 윤지. 스스로를 생각이 많고, 자신감이 없어 싫다고 평가하지만요. 그만큼 나, 관계, 더 나아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고민할 줄 아는 사려깊은 친구랍니다. 
윤지의 고민은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갈등이겠지요. 나는 왜 이럴까? 나는 누굴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고, 나와 다투고, 인정하는 시간은 누구나 겪는 당연한 성장의 과정이지요. 그래요. 사실 성장하는 ’나’는 부끄러울 게 아니랍니다. 가끔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지만 어쩌겠어요. 나는 여전히 자라나는 중인걸요.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 4학년 박윤지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도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발표를 하루에 0번 하는 것도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듣는 것도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부끄러워서 부끄러워
“깨끗한 교실을 만들겠습니다”
딱 세 마디만 말하고 내려온 것도

이것은 짝사랑 이야기랍니다. 좋아하게 된 애한테 어떻게 고백할까 고민하다, 신발장에 편지를 넣어두기로 했지요. 예쁘게 꾸며 세 번 쯤 접었는데, 그림 종이인 줄 알고 그만 쓰레기통에 버려졌지 뭐예요. 힘들게 낸 용기도 함께 찢겨졌지요. 
소중한 기억을 나누어 준 채윤이 덕분에 서정적인 노래 한 편이 만들어졌어요. 채윤이의 안에 시작과 끝이 이미 올곧게 매듭지어져 있어, 담담하게 서술해주던 모습 또한 놀라웠고요. 그 친구의 탓이 아니었다고 말하던 넓은 품을 가진 채윤이의 다음 사랑은 얼마나 멋질까요. 아, 무척 진지한 이야기니까 아무도 놀리면 안 돼요!

그림 종이 - 2학년 이채윤

1학년 땐 장난스러운 친구였는데
2학년 땐 장난은 많이 안 치더라고

할 땐 하고 놀 땐 놀더라
할 땐 하고 놀 땐 놀더라
할 땐 하고 놀 땐 놀더라
할 땐 하고

그래서 난 그 모습이 멋져 보였다
그래서 난 그 모습에 반해 버렸다

“다음 날 아침, 걔가 내 편지를 열다
그림 종이인 줄 알고…”

쫙쫙 찢어서 툴툴 버렸다
쫙쫙 찢어서 툴툴 버렸다
쫙쫙 찢어서 툴툴 버렸다
쫙쫙 찢어서

그래서 난 집에 와서 화가 났었다
그래서 난 집에 와서 화를 냈었다

수영이는 함께 사는 동물들에게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장수 벌레, 거북이, 앵무새, 지금은 도마뱀까지. 말 못할 슬픔도 있지요. 갑자기 죽어버린 앵무새 세 마리를 떠올리면, 잘해주지 못한 자기 책임인 것 같아 눈물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든대요. 
자기보다 작은 존재들을 품어주고, 챙기는 책임감은 비단 동물을 넘어 ‘가족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되지요. 생명의 크고 작음을 떠나, 그저 ‘가족’이기에 사랑을 주는 수영이. 수영이가 앞으로 꾸려나갈 가족의 테두리란, 얼마나 넓고 다양할까 궁금해져요. 

앵무새 - 4학년 박수영

할머니한테 잘 키울 거라고
약속하고 데려온 앵무새 세 마리
잘 자라다가 갑자기 죽었어

앵무새들아
잘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런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
세 마리 다

수희는 작은 키의 2학년 친구지만, 세상 무서운 것 하나 없는 씩씩함이 매력이랍니다. 힘 센 오빠들에게 기 한 번 안 죽고, 할 말을 우다다 쏘아내지요. 당돌한 그녀의 연애사는 무척 파란만장해요. 좋아한다고 고백한 친구의 태도가 돌변하자, 한 대 쥐어박아버렸지 뭐예요. 엉엉 우는 친구의 모습에 ‘뭐야? 알고 보니 얘 내 스타일 아니었네?’하며 쿨하게 등돌리는 그녀의 모습. 닮고 싶어요. 엉엉.

너는 탈락 쯧쯧쯧 - 2학년 박수희

너는 너무 특별해서
네 뒤만 졸졸 쫓아다녔지
들킬까봐 살금살금 따라다녔지

나 너 좋아해 했더니
그 때부턴 인사도 안 하는 거야
축구한다고 날 밀치고 간 거야

똑같이 때리고 발로 찼더니
엉엉 울며 밖으로 나가버렸어

그 때 든 생각이
어, 쟤 내 스타일 아니네?

너는 탈락 쯧쯧쯧
울보처럼 울고 가는 게
너는 탈락 쯧쯧쯧
울보처럼 울고 가는 게

루희의 지갑 속엔 9,950원이 고이 간직되어 있어요. 자신이 밤을 팔아 직접 번 돈이지요. 주운 밤을 하루 종일 물에 담구어 놓으면 벌레가 다 나오는데, 그 밤을 직접 건조시키고 저울에 무게를 달아 봉지에 소분해 학교 친구들에게 판다나요. 같은 반인 수영이는 그 밤을 사고요. 루희가 벌어들인 돈은 추후에 학교 친구들에게 기부한다네요. 대부호의 싹이 보이는 루희! 지금은 밤 파는 작은 소년이지만, 언젠가 꿈을 파는 청년이 될 날이 기대 되어요. 형돈이가 밤 장사꾼 성대모사로 독특한 피처링을 얹었답니다. 

밤 파는 소년 - 4학년 이루희

밤 사세요 밤 사세요 밤을 팔아요
밤 사세요 밤 사세요 밤을 팔아요

직접 따서 말리고 포장까지 셀프로
벌레도 다 쫓아냈어요
열 여덟 개 칠백 원 집에 가서 쪄먹어
내가 딴 밤 사세요

밤 파는 소년 밤 파는 소년 
밤 사는 소년

래오는 캠프에 오기 전부터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에 대한 노랫말을 쓰고 싶었대요. 래오의 집 고양이 이름은 아주 우아한 ‘라리’지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웬걸. 동네 길고양이가 집에 쳐 들어왔을 때, 숨어버린 날라리 아니겠어요? 래오의 단짝 친구, '라리'를 소개합니다. 

우리 집 고양이 (날)라리 - 와석초 1학년 송래오

초록 색깔에 톱니바퀴 눈을 가진
라리는 우리 집 고양이
여섯 살에 우리 집에 처음 왔던 
라리는 뼈가 부러져 있었네

지금은 튼튼해진 라리
언젠간 이런 일도 있었지

동네 우두머리 고양이가 
방충망을 뚫고 들어 왔을 때 
아빠가 쫓아냈네
라리는 숨었다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지유는 고양이가 되고 싶은 2학년 친구예요. 모든 질문의 대답을 야옹? 야옹! 으로 하지요. 지유는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해 줬는데, 글쎄 고양이가 내는 소리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다나요. 
6월 캠프에서는 지유의 능숙한 야옹이 말 실력이 두드러지는 연출을 시도했는데요. 야옹이 말로 지유가 부르면, 다른 친구들이 사람의 말로 번역해주었답니다. 일상에서 열심히 야옹이 말을 연마했기에 터득한 능력이겠지요? 끈기와 노력이 대단한 지유! 언젠가는 지유의 꿈이 이루어져 멋진 야옹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야옹이 말 - 삼무곡어린이마을 2학년 최지유

야옹이가 야옹야옹 울면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어
그런데 일주일 전에 만난 야옹이
나한테 아무 말도 안해줬어
뭔가 서운하면서도 이상하면서도
메롱메롱한 기분이었어

노래하는깍두기 캠프에서 많은 곡을 창작해 낸 꼬마 작곡가 희오. 희오의 노래들 중, 희오를 가장 잘 표현하는 곡은 무엇일까요?
‘자신은 누구인지, 나는 어떤 마음을 느끼는지’를 들여다보는 과정 속, 희오는 <하지만 나는>이라는 노래를 골랐어요. 그 전까진 세상과 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꺼내왔지만, 이 노래는 온전히 자신의 속마음을 풀어내는데 집중했어요. 희오가 관계를 맺으며 느끼는 외로움과 답답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지요. 
내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면, 내가 짓고 싶은 표정을 지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버리면? ‘혼자 남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는 감정이지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쉼없이 달리다보면, 어느 날은 제 풀에 지쳐 쓰러지기도 하고요. 
희오를 통해 나와진 이 노랫말은 고단한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합니다. 혼자일 때는 혼자라서 즐겁고, 함께 놀면 함께라서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이겠지요. 희오의 가장 진실한 마음이 깃든 이 노래를, 희오와 가장 투닥거리는 동생 지오와 함께 무대를 구성했답니다. 

하지만 나는 - 성신초 6학년 이희오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표정을 짓죠
나는 여러가지 말을 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표정을 짓죠

그런데 난 혼자가 좋고
난 혼자가 편해
하지만 가끔은 나도 외로워요

설명이 필요 없는 왕자님, 우진이의 히트곡이지요. 6월 캠프에선 ‘어떻게 하면 이 곡을 더 재미있게 살릴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보았어요. 우리는 곧 하나의 퍼포먼스를 떠올렸습니다.
멋쟁이 우진이가 자신에게 취해있을 때, 친구들은 우진이를 빛나게 하는 사람들에 불과하지요. 그러나 우진이가 요정의 마법에 걸려 뿅 하고 사라지고 나니, 이게 웬일인가요! 우진이에게만 있는 줄 알았던 멋짐이, 내 안에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또한 짧고 굵직하게 2절 가사를 추가해보았어요. 모두가 자신만의 멋짐을 자랑하는 퍼포먼스를 함께 즐겨 주세요. 

왕자병 - 성신초 6학년 김우진, 화정초 6학년 이희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어제도 내일도 모래도 멋져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못생겨도 개성 있어

화낼 때는 차갑게 멋지고
똥쌀 때도 뜨겁게 멋져

(이렇게 잘 생길 바에는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나아요)

고백할 땐 느끼하게 멋지고
맞을 때는 맛있게 매워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왕자병이라도 멋져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못생겨도 개성 있어

“쉬잇! 여러분 제가 무서운 얘기 해드릴게요. 우리 학교에 한 친구가 사라졌어요.”
“여러분, 제가 더 무서운 얘기 해드릴게요.”

승준이는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한 친구예요. 자신을 소개하며 ‘시험을 볼 때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지요. 시험 문제를 틀려도 아무도 혼내지 않지만, 내가 틀리는 걸 용납할 수 없어 눈물이 나온다는 자존심 강한 모습도 보였고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요. 하지만 그 마음이 승준이를 아프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지구에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각자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을 누군가 가르쳐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다운 게 무엇인지, 나로 잘 산다는 게 과연 세상이 말하는 기준과 어떻게 다른지, 나 자신을 채찍질하기 앞서 나를 인정하고 보듬는 법은 무엇인지 말이에요. 
우리가 정말 모르는 건 시험 답안이 아니라,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겠지요. 그러나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사실! 이 현실이야말로 21세기의 학교 괴담이지 않을까요. 가장 무섭지만 놀랍게도 실화인 이야기, 승준이의 학교 괴담입니다. 

학교 괴담 - 연성초 6학년 한승준

나는 시험을 볼 때 눈물이 나요
나는 수학을 할 때 서러워요
나는 숙제를 할 때 불안해요
나는 공부를 할 때 무서워요

지오는 삼남매 중 둘째랍니다. ’무엇이든 잘하는 누나’와 ‘개구쟁이 동생’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춘기를 겪고 있지요. 
말 잘 듣는 동생과 철 든 형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은 지오를 싫어 쟁이로 만들었어요. 싫은데, 안 하고 싶은데, 날 내버려 둬. 지오에겐 관계에서 ‘해야만 하는’ 책임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선택해보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형제 있는 분들은 모두 이해하겠지만, 가장 혈투를 보내는 시간은 다름 아닌 ‘식사 시간’이지요. 지오의 눈물이 묻은 노래를 누나인 희오가 또 감칠맛 나게 살려주어요. 여담이지만 지오와 희오와 캠프에서 내내 투닥거리다가도, 챙길 때는 애틋하게 챙긴답니다. 그걸 서로 인정하기는 무척 싫어하는 둘의 모습에 이 가사가 더 귀엽게 여겨지는 듯해요. 누나와 동생의 틈에서 그들과 다른 자신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고 있는 지오,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딱 하나 안 좋은 거 - 성신초 5학년 이지오

하루 중에 제일 좋을 때는
혼자서 핸드폰하는 시간
주말 중에 제일 좋은 날은
깍두기 캠프 오는 날

캠프에서 제일 좋은 것은
전부 다 (나도?)
딱 하나 안 좋은 게 있지
누나랑 같이 야식 먹는 거

저녁 먹을 땐 사람이 많아서 괜찮아
아침 먹을 땐 잠이 덜 깨서 괜찮아
야식 먹을 때만 멀쩡해져서
집처럼 투닥투닥 싸운다

“뭐가 좋은데? 뭐가 좋은데? 뭐가 좋은데?”
3단 질문이 매력 포인트인 이 노래, 6월 캠프에서는 공간을 사용해 곡의 즐거움을 높여보았어요. 지운이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뭘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만든 노래에, 분위기 메이커 해금이의 솔로 무대가 빛을 발합니다. 1절에서는 “너는 뭐가 좋아?”라는 질문을 해금이에게 던지고, 2 절에서는 관객들에게 던지는 연출을, 누군가는 눈치 채셨겠지요? 
여러분의 지금은 어떤가요? 항상 꿈 꿔왔던 그 순간인가요? 되고자 하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이리저리 헤맬 때도 있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내 길이기에 의미 있지요. 끝없는 과정의 연속을 ‘길 위에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이 기분 좋은 꿈결이길 바랍니다. 

뭐가 좋은데 - 삼무곡어린이마을 5학년 윤지운

나는 좋은 꿈 꾼다 좋은 꿈 꾼다
뭐가 좋은데?
뭐긴 뭐야, 바로
내가 하는 게 좋은 거야

지아는 하품을 많이 하지만, 절대로 잠들지는 않는 숨은 실력자지요. 하품 때문에 학원을 쉰 전적도 있는 하품 장인의 경험, 어디 가서 들을 수 있을까요. 하품을 기막히게 잘하는 하린이가 스타트 신호를 맡았습니다. 따라해보세요, 하아아암!

하아아암 - 신촌초 5학년 신지아

(하암 하암)
나는 계속 하품을 해
나는 계속 하품을 해
학교에서 회의할 때도
노래를 부르면서도

나는 하품이 좋아
나는 하품이 좋아

그래도 날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마
하품 때문에 혼난적도 있고
어지러웠던 적도 있지만

하품이 좋아
나는 하품이 좋아

하품을 많이 해서 머리가 어지러워
학원을 쉰 적 있거든

칼단발 시헌이에겐 한글이 아직 어렵기만 합니다. 매일 아빠에게 글씨 쓰는 걸 배우지만, 무척 하기 싫지요. 아빠의 말을 무시하고, 못 들은 척하며 유튜브만 보다가 결국엔 울어버린다는데요. 그래도 마음이 안 풀리면 나가서 밖에서 물수제비를 던지지요.
시헌이는 손으로 글씨를 쓰진 않지만, 입으로 시를 말하는 천재 시인이랍니다. 8살에겐 8살의 노랫말이, 20살에겐 20살의 노랫말이 있다고들 하지요. 이 이야기는 오직 1학년일 때에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어요. 혜령이의 오카리나 솔로 연주도 무대의 반짝임을 더합니다. 이 순간에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하모니에 귀 기울여주세요. 

글씨 쓰기 - 1학년 권시헌

아빠가 글씨 쓰라고 하면 (으~)
아빠가 글씨 쓰라고 하면 (이~)
아빠가 글씨 쓰라고 하면 (에~)
아빠가 글씨 쓰라고 하면 (웩~)

아빠가 글씨 쓰라고 하면 
까먹었다고 하고 유튜브를 보는데
아빠가 또 글씨 쓰라고 하면
울어버릴 거야 

뒷 열의 친구들이 노래에 맞추어 군무를 춥니다. 민지의 실로폰 연주까지 가세해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지요. 모두가 아빠를 향한 현재의 고백을 응원한답니다. 아자자.
엄마에겐 매일같이 사랑 고백을 일삼지만, 정작 아빠에겐 쑥스럽고 부끄러워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현재. 뽀뽀도 두 번 밖에 안 하고요. (하루 두 번이면 많이 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왈 평생 두 번이랍니다). 하지만 이 노랫말에조차 사랑 고백은 없다는 사실이 이 노래의 진정한 포인트랍니다.

가장의 무게 - 삼무곡어린이마을 3학년 나현재

엄마한테는 하루에도 열 번씩 뽀뽀도 해주는데
엄마한테는 하루에도 열 번씩 좋아한다고도 해주는데

아빠한테는 좋아한단 말 한번도 안 해주지
아빠한테는 뽀뽀도 두 번밖에 안 해주지

근데 아빠는 서운하지도 않나봐 암말도 안해

평화를 품은 집 황수경 관장님께서 게임의 상품을 주셨지요. 바로 ‘통일 되면 북한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더불어 6월 캠프에 참가한 친구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 친구들에게 주고 싶은 상품권’을 만들어보았어요. 남한의 한식 무료 이용권, 서을 5성급 호텔 이용권도 있었지만 깍두기 캠프 평생 무료 참가권을 주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지요.
황수경 관장님께서는 이 프로그램을 하며 어린이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는다고 해요. “통일 되기 전에 관장님 돌아가시면 이 상품권은 어떡해요?” 그럴 때마다 관장님께서는, ‘내가 죽기 전에 평화 통일은 무조건 된다’고 말씀하신다고 하시지요.
이 노랫말은 여기에서 출발했습니다. 한국 전쟁을 통해 죽은 많은 사람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평화 통일을 맞이해야겠지요. 그것이 아주 아주 가까운 일이라서, 이 평화도서관의 황수경 관장님이 꼭 살아 계실 때였으면 좋겠다고 모든 친구들이 바라고 있답니다. 

할 수 있을 거야 - 평화를 품은 집, 6월 깍두기캠프 참가자 공동 창작곡

우리는 누군가 죽기 전에
평양의 냉면을 먹을 수 있을 거야
기차로 유럽까지 갈 수 있을 거야
임진강에서 띄운 배로 파리를 여행할 거야

우리는 누군가 죽기 전에
전주 비빔밥도 먹을 수 있을 거야
남해바다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야
깍두기 캠프에서 다 같이 노래할 수 있을 거야

우리는 누군가 죽기 전에
서로 다른 말로 사전을 만들 거야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를 탈 거야
우리의 삶을 서로 나누고 새로운 꿈을 꿀 거야

열두 살 영원이는 거짓말쟁이예요. 영원이의 거짓말은 대부분 ‘나 100점 맞았어’, ‘나 반장 됐어’ 등이지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도 몰래 했던 거짓말은 죄책감으로 연결됐지만, 차마 그만둘 수는 없었대요. 그 이유는 거짓말 뒤의 타인의 반응이 ‘영원이가 필요로 하는 관심이나 애정으로 느껴져서’였지요. 그리하여 영원이는 ‘거짓말이 장난으로 남기 위해 지켜야 할 철칙’을 만들었답니다. 자신만의 철칙을 지키며, 장난과 진짜의 넘나들기 위해 아주 숙달된 실력을 키울 거래요.

그렇다면 이 노랫말에서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일까요?
이 물음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재밌는 노랫말이 되지요. 빤히 보이는 스물 네살라는 거짓말,  그렇다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즐겁고 행복한 것을 찾았다’는 말도 거짓말일까요? 그 즐겁고 행복한 것이 정말 ‘거짓말’이라는 장난감일까요? 혹은, ‘영원이는 거짓말을 좋아한다’는 대전제조차 거짓말일까요? 거짓말이 장난감이 되는 이 시도가 과연 성공한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거짓말쟁이 - 5학년 이영원

열 두살인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즐겁고 행복한 걸 찾은 것 같아

스물 네살인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즐겁고 행복한 걸 찾은 것 같아

이천 살인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즐겁고 행복한 걸 찾은 것 같아

요즘 지운이는 학교 생활을 잠깐 쉬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뭘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고 있어요. 열심히 달리다가 멈추는 순간은 후련하지만 때론 막막하게 느껴지지요. 지금 멈추면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지지 않을까? 나는 다시 달릴 수 있을까? 걱정이 슬며시 고개를 들기도 하고요. 
지운이는 멈춰있는 지금에 대해 ‘나는 좋은 꿈을 꾸고 있어’라고 말해요. 나를 찾아가는 이 시간은 분명 어렵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겪고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거지요. 이 기다림의 시간이 지운이에게는 기분 좋은 꿈결이랍니다. 언젠가는 긴 잠에서 깨어날 지운이의 단단하고 명쾌한 마음을 응원해주세요!

뭐가 좋은데 - 삼무곡어린이마을 5학년 윤지운

나는 좋은 꿈 꾼다 좋은 꿈 꾼다
뭐가 좋은데?
뭐긴 뭐야, 바로
내가 하는 게 좋은 거야

5월 캠프의 막내 지유를 무척 귀여워하는 하린이. 듬직하게 동생을 챙겨주는 언니를 맡고 있지요. 그런데 하필 며칠 전부터 지유가 장염으로 고생을 했지 뭐예요. 5월 캠프에서 지유는 간식은 커녕, 매 끼마다 죽만 먹었답니다. 식사 시간마다 울상이었던 지유를 보며 무척 안타까웠던 하린이, 쾌유를 비는 노래를 만들었답니다. 빨리 나아라, 지유야!

환자쏭 - 신용산초 6학년 정하린

지유가 밥을 못 먹고 있다
지유가 장염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빨리 나아라 빨리 나아라
빨리 나아라 지유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지유는 고양이가 되고 싶은 2학년 친구예요. 모든 질문의 대답을 야옹? 야옹! 으로 하지요. 
이번 캠프에서 지유는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해 줬는데, 글쎄 고양이가 내는 소리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다나요. 일상에서 열심히 야옹이 말을 연마했기에 터득한 능력이겠지요? 끈기와 노력이 대단한 지유! 언젠가는 지유의 꿈이 이루어져 멋진 야옹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야옹이 말 - 삼무곡어린이마을 2학년 최지유

야옹이가 야옹야옹 울면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있어

그런데 일주일 전에 만난 야옹이
나한테 아무 말도 안해줬어

뭔가 서운하면서도 이상하면서도
메롱메롱한 기분이었어

승준이는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한 친구예요. 자신을 소개하며 ‘시험을 볼 때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지요. 시험 문제를 틀려도 아무도 혼내지 않지만, 내가 틀리는 걸 용납할 수 없어 눈물이 나온다는 자존심 강한 모습도 보였고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요. 하지만 그 마음이 승준이를 아프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지구에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각자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을 누군가 가르쳐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다운 게 무엇인지, 나로 잘 산다는 게 과연 세상이 말하는 기준과 어떻게 다른지, 나 자신을 채찍질하기 앞서 나를 인정하고 보듬는 법은 무엇인지 말이에요. 
우리가 정말 모르는 건 시험 답안이 아니라,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겠지요. 그러나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사실! 이 현실이야말로 21세기의 학교 괴담이지 않을까요. 가장 무섭지만 놀랍게도 실화인 이야기, 승준이의 학교 괴담입니다. 

학교 괴담 - 연성초 6학년 한승준

나는 시험을 볼 때 눈물이 나요
나는 수학을 할 때 서러워요
나는 숙제를 할 때 불안해요
나는 공부를 할 때 무서워요

세상과 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꺼내왔던 희오. 이번에는 온전히 자신의 속마음을 풀어내는데 집중했어요. 희오가 관계를 맺으며 느끼는 외로움과 답답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지요. 
내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면, 내가 짓고 싶은 표정을 지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버리면? ‘혼자 남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는 감정이지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쉼없이 달리다보면, 어느 날은 제 풀에 지쳐 쓰러지기도 하고요. 
희오를 통해 나와진 이 노랫말은 고단한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합니다. 혼자일 때는 혼자라서 즐겁고, 함께 놀면 함께라서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이겠지요.


하지만 나는 - 성신초 6학년 이희오

나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표정을 짓죠
나는 여러가지 말을 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표정을 짓죠

그런데 난 혼자가 좋고
난 혼자가 편해
하지만 가끔은 나도 외로워요

현재는 엄마 아빠를 무척 사랑합니다. 관심사는 전부 엄마 아빠지요. 걱정하는 것, 이해하는 것, 좋아하고 궁금해하는 것 모두 말이에요.
엄마에겐 매일같이 사랑 고백을 일삼지만, 정작 아빠에겐 쑥스럽고 부끄러워 표현을 잘 하지 않았다고 해요. 뽀뽀도 두 번 밖에 안 하고요. (하루 두 번이면 많이 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왈 평생 두 번이랍니다). 
가정의 달인 5월, 어버이날을 기념하며 만들게 되었어요. 아빠를 향한 고백의 노래! 하지만 이 노랫말에조차 사랑 고백은 없다는 사실이 이 노래의 진정한 포인트랍니다.

가장의 무게 - 삼무곡어린이마을 3학년 나현재

엄마한테는 하루에도 열 번씩 뽀뽀도 해주는데
엄마한테는 하루에도 열 번씩 좋아한다고도 해주는데

아빠한테는 좋아한단 말 한번도 안 해주지
아빠한테는 뽀뽀도 두 번밖에 안 해주지

근데 아빠는 서운하지도 않나봐 암말도 안해

지난 달 대히트곡을 작곡한 우진이. 이번 달엔 '슬픈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시작했지요. 하지만 슬픔을 깊이 끌어안고 있는 성격이 아닌지라, 아무리 고심해도 우진이의 마음에 남아있는 슬픔이 없었답니다. '난 슬픔이 없는 게 슬픔이고, 고민이 없는 게 고민이다'라는 노랫말은 이렇게 탄생했어요.
자랑처럼 들리시나요? 하지만 우진이는 나름 심각했답니다. 이런 이야기는 슬픔도 즐거움으로 바꿔버리는 우진이가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해요. 우진이만이 가진 특별한 에너지, 무한 긍정의 힘을 모두 함께 나눠보아요. 

13살의 슬픔 - 성신초 6학년 김우진

나는 슬픔이 없는 게 슬픔이다
나는 고민이 없는 게 고민이다

그래서 나는 슬프다

앞뜰에 모여 앉아 노래를 부르다 일순 입을 틀어막으며 깜짝 놀라던 은솔이. “얼마 전에 꿈에서 이 장면을 봤어요! 제가 꿈 속에서 어린이들이랑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기묘한 이야기를 노래를 완성한 후, 제목을 뭘로 할까 고민하던 중, 한 친구가 아이디어를 냈지요. 미리 꾼 꿈이니까 미리, 꿈 어때? 아기자기한 제목과 어우러지는 낮잠처럼 따스한 멜로디를 함께 감상해보세요. 

미리꿈 - 문남초 5학년 조은솔

있잖아, 나
완전 소름끼친 얘기해 줄까?
며칠 전에 꿈에서
깍두기 캠프가 나왔었어

거기서도 여기서도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있네
다 같이 다 같이

“저는 돈 버는 거 관심 없어요!”

잘하는 음식이 뭐냐고 묻자 ‘떡볶이’가 가장 자신있다고 대답한 태민이. 태민이는 자기가 요리하며 느끼는 행복을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 줌으로 함께 나누길 바란대요. 이 이야기를 계기로, 모두의 꿈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보고 즐거움을 얻길 바라요. ㅡ이희오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아이들을 가르쳐서 큰 사람을 만들고 싶어요. ㅡ조학성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요.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드는 게 너무 즐거워서요. ㅡ김우진
프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축구로 저희 나라를 이끌고 싶어요. ㅡ이영원
저는 떡볶이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ㅡ이태민

당신은 어떤 존재로 살고자 하나요? 
어려운 수수께끼 같나요? 하지만 풀지 못해 머리를 싸맨 그 문제가 때론 정답이지요. 눈 앞의 수수께끼를 하나의 놀이로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명확해질 거예요.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삶이라는 놀이판의 유일한 규칙이지요. 답이라곤 하나밖에 없는 보다 훨씬 재밌지 않나요?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랍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할게요. 비비디 바비디 부!

행복 요리사 - 연화초 6학년 김태민

나는 돈 버는 건 관심 없어요
나는 그냥 나는 그냥
떡볶이 요리사 할래요

우진이가 직접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인 곡입니다. 처음 알려 준 제목인 ‘해’에는 느낌표가 없었는데, ‘태양’을 뜻하는 줄 알았지요. 가사의 느낌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좋은 모닝콜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이거 해!’라는 명령조의 제목이었답니다. 제목의 이중적 의미가 포인트인 이 노래, 일어나기 힘든 아침에 기상 노래로 사용해보세요.

해! (부제 : 모닝콜) - 성신초 6학년 김우진

계속해 같이 움직여 움직여 힘을 내어서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몸을 움직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봐 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봐 어서
몸을 움직여야 해

첫 만남 시간에 자신을 ‘사과쟁이’라고 표현한 재민이. 실제로 하루에 사과를 10개 먹는 대왕 사과쟁이라고 하네요. 엄마에게 들은 “이러다 사과 다 털리겠다!”라는 잔소리도 한 치의 과장 없는 실제 이야기라고 합니다. 
진정한 사과쟁이는 자신의 사과를 친구랑 나눠먹을 줄 아는 사람이지요. 사과쟁이로서의 자신을 긍정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노랫말을 모두들 즐겨보세요. 

사과쟁이 - 갈월초 3학년 서재민

아침 점심 저녁 가리지 않고 먹는 사람 
이게 바로 사과쟁이다 
많이 먹는 건 안 좋지만 그냥 먹는 사람
이게 바로 사과쟁이다

날씨 안 좋아도 사과 먹는 사람
배가 아파도 사과 먹는 사람
“이러다 사과 다 털리겠다!”
엄마 잔소리 듣는 사람

냠냠쩝쩝 먹다보니 열 개 먹어본 사람
이게 바로 사과쟁이다
내 친구랑 나눠 먹는 사람
이게 진정한 사과쟁이다
이게 진정한 사과쟁이다

총 4곡을 하룻밤만에 만들어냈지요. 이 달의 슈퍼 작곡가 희오의 첫 번째 곡입니다. 희오는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어 이 노래를 만들게 되었다고 해요.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시간이라고들 하지요. 내 하루가 깜깜한 밤처럼 느껴질 때, 희오의 따뜻한 노랫말을 들어보세요. 한 발 더 내딛을 힘이 생길 거예요.

아침을 맞는 - 화정초 6학년 이희오

모두가 거쳐가는 밤 너만 혼자 헤쳐나갈 때
외롭다 생각하며 홀로 좌절할 때
울려 퍼지는 너의 울음소리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것도 없이
밖으로 걸어나가

아침을 맞는
멋진 사람이 되어줘

공부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희오의 글은, ‘요정이 있다면’ 이라는 상상과 만나서 희오만의 독특한 표현이 되었습니다. 그에 며칠 전 읽은 책과 평화에 대한 고민이 더해지고 나니 더 이상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노래로 확장되었지요.
우리가 만드는 노래는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를 어린이의 노래가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들어주시길 바라요.

요정이 있다면 - 화정초 6학년 이희오

요정이 있다면 저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나를 괴롭히는 것들을 없애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것만 남겨주세요

요정이 있다면 저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전쟁을 멈추고 사랑만을 희망만을 남겨주세요
이기심은 없애주세요

제발 들어주세요

우진이를 아시는 분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요? 우진이가 솔직함을 담아 뚝딱 써낸 가사에 희오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4월 캠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노래, 만들면서 가장 많이 웃었던 노래가 아닐까 싶어요. 랩과 허세 가득한 몸짓이 무척 중독적이지요. 덧붙이자면 콘서트에서 앵콜이 가장 많이 나온 노래랍니다!

왕자병 - 성신초 6학년 김우진, 화정초 6학년 이희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어제도 내일도 모래도 멋져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못생겨도 개성 있어

화낼 때는 차갑게 멋지고
똥쌀 때도 뜨겁게 멋져

(이렇게 잘 생길 바에는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나아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왕자병이라도 멋져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져
못생겨도 개성 있어

진수와 선생님이 함께 대화하며 만들게 된 노래예요. 날씨에 따라서 기분이 바뀐다는 진수는, 마음이 날씨처럼 종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특히 싫어하는 날은 미세먼지 많은 날이라네요. 숨 쉬기도 힘든데, 마음도 쉬기 힘든 날이래요)
비 오는 날은 진수의 표현처럼 우울하기도 하지만, 운치 있는 날이기도 하지요. 비를 좋아하는 엄마에게 대뜸 반성부터 하는 진수. 엄마에게 건네는 진수의 속마음이 무척 사랑스러운 노래랍니다.

날씨 - 개흥초 6학년 임진수

미세먼지 심한 날
숨이 턱 안 쉬어지면
마음도 안 쉬어지는 기분

여름에 비 오는 날
바다처럼 비가 내리면
마음도 넘쳐지는 기분

그런데 엄마는 비 오는 게 좋대요
우리가 말 안 들어서 우울한가봐요
마음은 도와주고 싶은데
마음이 날씨처럼 조절이 안 돼요

희오의 이전 노랫말은 세상의 많은 힘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면, 이 노래엔 ‘과거에 힘들었던 나에게 지금의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답니다. 어쩌면 과거의 자신에게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게도 하는 말일 것도 같아요. 과거에 일어났던 일도 언제든 미래에 또 다시 일어날 수도 있지요. 그 때마다 희오가 자기 자신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며 이 노래를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과거의 나에게 - 화정초 6학년 이희오

많이 힘들지? 조금 참아줘
아니 참지마 너의 의사잖아
싫음 싫다 해 좋음 좋다 해
내가 이러는 게 너와 맞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 말을 들어줘
마지막으로 힘내 줘

해원이는 노랫말로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하지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비밀이랍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목이 ‘비밀 친구’ 지요. 누구나 한 명 쯤 마음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해원이가 노랫말을 쓰고, 직접 노래도 붙였답니다. 

무대는 해원이의 솔로로 시작됩니다. 사실 무대 위 혼자 노래하는 일은 어른들에게도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지요. 용기 있게 자신을 마주보고, 자신으로 우뚝 서 있던 해원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언젠가는 비밀 친구에게 직접 불러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요.

비밀친구 - 대정초 5학년 조해원

안녕 나는 해원이에요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미안해요
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요

나한테 미안해 할까봐
말 할 수 없어
자신을 미워하게 될까봐
말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약속이에요
여름이 되면 꼭 말 해 줄게요

사실은 하고 싶었던 말은 사랑해요